아논 사장님 안녕하세요. 작년 6월 회사 동료 3명(남자 2명, 여자 1명)과 함께 푸켓을 다녀온 채승한이라고 합니다.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도 못하실거 같아요. 사진이라도 올리고 싶지만 게시판엔 올릴수가 없네요.
여행 다녀온지 일년도 한참 더 되었는데, 그때가 지금까지 다녀왔던 모든 여행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기에 많이 늦었지만 지금에서야 후기를 남깁니다.
재작년 역시 회사 사람들과 단체로 파타야에서 같은 동포를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악덕 한국인 여행가이드에 끌려다니며 옴팡 바가지를 써서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진 채 마지못해 다시 찾은 태국이었습니다.
대충 영어도 되기 때문에 이번 여행은 가이드 없이 우리끼리 알아서 잘 해보자라는 식으로 갔습니다. 나머지 세명은 영어가 서툴지만 저는 워낙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봤고, 또 파타야에서의 악몽으로 태국이란 곳의 대강의 물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인솔해서 다음날 일정을 정해서 관광 혹은 스포츠를 즐기는 식이었습니다.
우리들은 영업팀에 근무를 하고 있는지라 흥정도 자신있었는데 현지에서 제공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깎고 깎아서 이정도면 됐다고 생각한 가격을 반넉(시골집이라는 뜻의 태국어인가요)에서는 처음부터 제시하더군요. 다소 비싼 게 있다면(예를들어 안마 등등) 대신 이 안마는 길거리안마보다 더 훌륭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시골집이 제공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합리적인 가격에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격 면에서 가장 큰 도움을 본 건 아무래도 숙소가 아닐까 합니다. 홀리데이 인 호텔은 정말 좋은 곳이었습니다. 다른 곳은 가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1층 창문을 통해 바로 수영장이 있어서 같이 카드 놀이를 하다가도 아무때나 휙~ 풍덩 했습니다. ^^ 그런 호텔을 당시 시세로 대략 1박에 6만원대에 이용했으니 대만족이지요. 푸켓에서 최고급 호텔은 아니었지만 워낙 저렴한 여행을 주로 다녀왔던 저로서는 그만해도 제일 좋은 곳이었습니다. 아침 부페도 괜찮고..
또한 휴대폰도 제공되어서 언제든지 사장님한테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편했습니다. 통화성공률 100%. 어쩌다 사장님을 통하지 않고 즉석에서 제트스키를 타던, 카트를 타던 스킨스쿠버를 하던 사장님한테 확인을 거치니 무얼 해도 안심이 되었지죠. 근데 전화목소리로는 사장님이 나이 지긋한 50대 중후반으로 알았는데,,, 여행 마지막에 직접 사장님을 만나게 되니 깜짝 놀랐습니다. 30대 후반 정도?
마지막날 사장님이 쇼핑을 도와주셔서 토산품, 라텍스, 기타 보약, 화장품류(-아주 짜증나는 코스지요 -_-;)등은 근처도 안가고 남은 돈으로 백화점에서 나이키, 아디다스, 리바이스, 노티카 등을 싼 값에 많이 살 수 있었지요 ^^
그때 여직원이 쇼핑하느라 눈이 벌개져서 공항시간이 촉박한데도 사라져 보이지 않을때도 참고 같이 열심히 찾게 해 죄송합니다.
그리고 사장님이 사주신 쌀국수도 아주 별미였습니다. 허름한 그 가게에서 두 그릇이나 먹었던 쌀국수.. 지금 생각해도 군침이 돕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도 재밌었구요.
하여간 현지 한국인 여행사, 여행가이드에 대한 선입견을 확실하게 해소한 유쾌한 충격이었습니다. (지난 달, 회사사람들과 이번에는 사이판을 갔는데 거기서도 가이드가 바가지를 씌우려 덤벼들더군요. 기를 쓰고 도망다녔습니다. -_-)
여행 다녀온 지도 꽤 되었지만 우리는 가끔 그때 여행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한답니다. 푸켓은 꼭 다시 한번 더 가고 싶은 곳입니다. 가게 되면 반드시 연락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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