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 6주기 추모식에서 참가자들이 추모하고 있다.
ⓒ 조정훈
"지난해 말 공개된 쿠팡 김범석의 산재 은폐 지시 메시지를 보며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쿠팡의 행태에 분노했습니다. 노동자의 죽음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기록을 왜곡하고 삭제하는 방식으로 숨기고 책임을 피해왔다는 것에 경악스러웠습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노동을 하다 과로로 숨진 고 장덕준씨의 6주기를 맞아 대구에서 열린 추모제에서 어머니 박미숙씨는 쿠팡의 산재 은폐 시도와 이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노동부를 규탄했다.
박씨는 "더 놀랐던 건 쿠팡의 산재 은폐를 적극적으로 왜곡하고 축소한 공범이 있었다"며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줄 거라 믿었던 관리 감독 기관인 고용노동청은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는 게 아니라 쿠팡의 편에서 죽음으로 내모는 일에 앞장섰다"고 분노했다.
그는 "쿠팡 김범석 의장이 사과하고 책임지는 그날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며 "제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음에도 책무를 외면한 고용노동부에도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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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추모제에는 유족과 노동·시민사회단체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하고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정동헌 공공운수노조 쿠팡 물류센터지회장은 "로켓 배송을 위해 속도가 우선시되는 현장, 산재 사고가 항상 끊이지 않는 현장, 쉼이 없는 현장은 그대로"라며 "고용노동부의 수사를 신뢰하지 못해 감사원에 국민 감사 청구까지 했지만 수사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정 지회장은 "조합원들과 함께 현장을 바꾸고 쿠팡을 바꾸는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하루를 일해도 존중받는 일터,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로 바꾸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다 과로로 쓰러져 사망한 고 장덕준씨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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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의 아버지 장광씨는 "더 이상 일하다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고 일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고 장덕준 노동자의 죽음이 더 이상 산재사고의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라며 "우리가 살아남는 방법은 기억하고 투쟁하고 조직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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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대구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고 장덕준씨의 사망 이후에도 여전히 또 다른 노동자들이 과로로 목숨을 잃고 있다"며 "쿠팡은 고인과 유가족 앞에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노동자가 쓰러질 때까지 일하도록 내버려두고 끝내 목숨을 잃으면 책임을 피할 궁리부터 하는 기업을 용납할 수 없다"며 "장시간 야간노동과 고강도 노동을 개선할 근본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용노동부는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유가족이 6년을 싸웠는데도 무엇이 잘못되었고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조차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감독결과를 즉시 공개하고 산재 은폐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여 쿠팡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엄정히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씨는 2020년 10월 12일 오전 6시께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심야 작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근로복지공단은 장씨의 유족이 낸 산재 신청에 대해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로 인정했지만 쿠팡 김범석 의장은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하게 하라"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샀다.
장씨의 사망 이후에도 쿠팡에서 산재사고는 계속 됐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쿠팡에서 숨진 노동자는 36명이고 올해도 2명이 사망하고 1명은 끼임 사고로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다가 억울한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