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조원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서울대의 재정 운영이 ‘깜깜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느 국립대와는 달리 예산 산출 근거와 이를 결정하는 이사회 회의록 등이 제한적으로만 공개돼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운영 자율성 확보를 위해 별도의 법 적용을 받고 있지만, 대규모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예산 집행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6학년도 서울대 법인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의 올해 재정 규모는 1조2000억원이다. 이 중 국립대학법인 전출금 명목으로 지원되는 정부 예산은 약 7000억원이다.
하지만 서울대의 전체 예산서는 11쪽(전체 17쪽)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의 적립금과 이월금, 세출의 운영비, 사업비, 보조금 등 모든 항목의 구체적인 항목별 산출근거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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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4차 산업혁명 체험 교육 스누미래교육’, ‘BK21 대학원혁신사업’, ’해피700 평창시민대학 운영‘ 등 명목으로 4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편성됐으나, 어떤 근거로 예산이 책정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서울대의 공개 방식은 다른 대학과 대조적이다. 연간 예산이 3499억원인 부산대(국립)는 518쪽(전체 525쪽)에 이른다. 예산 9515억원의 고려대(사립)는 185쪽(215쪽) 분량의 예산서를 공개하고 있다.
서울대의 예산 공개 내역이 간소한 배경엔 재정 운용의 특수한 구조가 작용한다. 서울대는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서울대법)’에 근거해 2012년 국립대학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됐다. 대학법인 운영을 통해 인사나 재정 등 자율성을 확대해 연구경쟁력을 확대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법인회계 내부 지침에 따라 예산 편성시 산출근거를 명시하도록 했지만, 이를 외부에 공개해야 할 의무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일반적인 국립대는 국립대학회계법 시행규칙 적용을 받아 구체적인 세입·세출항목과 산출근거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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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백 의원은 서울대 예산에 대한 공개 범위가 일반 국립대보다 폐쇄적이어서 대규모 예산이 합리적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학 내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회의록 공개 수준 역시 다른 국립대에 비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국립대학법인 이사회 운영규정에 근거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회의록을 비공개할 수 있는데, 실제로 올해 열린 6차례의 이사회(이사장 선출, 학칙 개정, AI대학원 설립 계획 등 심의) 회의록은 대부분 비공개 처리됐다. 반면 다른 국립대의 재정위원회 회의록은 공개가 원칙이고, 신상 관련 사안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비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검하고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백 의원은 “서울대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시행으로 지역거.국립대가 지향해야 할 모델이 됐다”면서 “대학 운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산출근거가 포함된 예산서 공개를 의무화하고, 이사회 회의록 또한 공개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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