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이 농업계를 벌집 쑤셔 놓은 듯 뒤흔들고 있다. 10일 열릴 계획이던 간담회는 파행됐고 전국 곳곳에서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또 CPTPP 가입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10월초 대규모 반대집회 개최를 예고했다. 농민들이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반대에 나서는 이유는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런 낌새는 첫 신규회원으로 2024년 CPTPP에 가입한 영국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입회금’ 형식으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가입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상품 품목의 99% 이상 관세 철폐와 민감농산물의 저율관세할당(TRQ) 。진적 확대는 물론 쌀·축산물 등은 ‘국가별 특별관세할당(CSQ)’을 적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백기 투항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협정문 규범 수용과 시장개방을 양보한 것이다.
우리라고 비켜 갈 재간은 없다. 기존 회원국과의 개별 양자협의를 거치면서 전면 개방 수준의 관세 철폐와 동식물 위생·검역(SPS) 규정 완화처럼 농업계로서는 치명적인 방향으로 결론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결과가 뻔히 예상되니 농민들은 애간장이 타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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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지금까지 켜켜이 쌓인 불신도 한몫하고 있다. 그동안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때는 그럴듯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제는 신통치 않았던 경험이 ‘신뢰의 위기’를 가져와서다.
CPTPP 가입 추진도 이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는 모양새다. 정부는 사회적 논의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둘러대고, 산업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사실상 가입을 전제로 한 절차의 시작”으로 여기는 농민들에게 영국 사례는 공포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국익’을 위해 농업계의 간절한 목소리를 더 귀담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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