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민심은 물과 같다고 했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때로는 뒤집기도 한다. 4년 만에 시민의 선택을 다시 받은 허태정 대전시장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다. 민생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한 허 시장은 대전시의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해 불요불급한 사업을 정리하고, 민생과 시민 안전 분야는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여기에 국군사관학교 자운대 창설, 국가반도체종합연구소 유치,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도시의 미래 경쟁력도 함께 확보하겠다는 게 허 시장의 구상이다.
'우리 모두의 대전, 온통 행복한 시민'을 민선 9기 시정 슬로건으로 삼은 허 시장은 시정의 중심을 오로지 시민으로 삼고,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하나씩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 7기에 이어 대전시장으로 다시 돌아온 소감은.
"4년 만에 다시 시장을 맡았지만 반가움보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 지난 4년 동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전을 지켜보며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부터 바로잡아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재정과 주요 현안을 .검했다. 실제로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재정 여건은 엄중했고, 대규모 사업 가운데 사업비가 크게 늘거나 추진 시기와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것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취임 후 지난 두 달은 새로운 사업을 많이 벌이기보다 시정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고, 재정과 주요 현안을 정비하는 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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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후 우선적으로 정비한 현안을 설명해달라.
"불요불급하거나 효과가 낮은 사업은 조정하고, 민생과 시민 안전처럼 꼭 필요한 분야는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원칙을 먼저 세웠다. 도시의 미래를 위한 준비도 빠질 수 없다. 구체적으로 온통대전 2.0을 다시 시작했으며, 국군사관학교 자운대 창설, 국가반도체종합연구소 유치, 공공기관 2차 이전 대응 등 대전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현안도 추진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민선 9기는 시민에게 필요한 일을 제대로 선택하고, 약속한 것은 결과로 반드시 보여드리는 시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국군사관학교를 자운대에 창설할 예정이다.
"대전이 국방 교육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맞았다. 자운대에는 이미 군의 교육·훈련 기반이 갖춰져 있고, 인근에는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위사업청,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자리하고 있다. 국방 교육과 첨단 과학기술을 연계할 수 있다는 .이 대전만의 강。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2036년까지 통합사관학교를 이전할 예정이다. 생도 2940명을 포함해 교수와 지원 인력 등 6000명에 가까운 인력이 자운대에 모이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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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도시 인프라스트럭처를 기반으로 정부의 추진 일정에 맞춰 인허가와 기반시설 등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건의한 현안은.
"대덕특구의 용적률·건폐율과 실증 시설 관련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과 국가반도체종합연구소를 대전에 설립하는 것을 건의했다. 대덕특구가 지난 반세기 이상 국가의 연구개발(R&D)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연구 성과가 실증과 사업화, 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시설을 확충하고 새로운 기술을 자유롭게 시험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실증 관련 규제를 현실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국가반도체종합연구소도 같은 맥락이다. 연구소의 핵심은 현재 200㎜(8인치) 중심의 실증 기반을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300㎜(12인치)로 확대하고 반도체 연구부터 측정·실증까지 전 공정을 지원할 수 있는 국가 연구 거.을 만드는 것이다. 연구소가 대전에 설립되도록 정부와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 또 향후 입지 논의에 대비해 옛 쌍용연구소 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한 전략은.
"최근 수도권 7개 공공기관 노동조합이 직접 대전 이전 의사를 밝혔다. 대덕특구와의 시너지와 교통, 정주 여건 등 대전의 경쟁력을 현장에서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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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과학기술, 지식재산, 기술창업, 벤처성장 등 대전이 보유한 강.과 기관을 연결해 과학기술 창업 글로벌 혁신도시를 완성하는 방향으로 유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연구개발 사업을 기획·평가하는 5개 연구관리 전문기관이 대덕특구와 결합하면 연계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이와 함께 방산과 기술금융, 철도 등도 기존 산업·기관과 연계하는 6개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또 실제 이전 과정에서 기관별로 필요한 사항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
-민선 9기 재정 운영 방향은.
"아낄 곳에는 확실히 아끼고 민생과 시민 안전, 미래 성장동력 등 필요한 곳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다. 취임 후 재정 상황을 들여다보니 지방채가 2022년 말 약 1조원에서 지난해 말 약 1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면서 감당해야 할 재정 부담도 상당했다. 이에 재정의 우선순위부터 다시 세웠다. 총사업비 100억원 이상 70여 개 사업 중 필요한 사업은 계속 추진하고, 시급성이 떨어지거나 재정 부담이 큰 사업은 시기 조정·규모 축소·장기 재검토로 나눴다. 이를 통해 앞으로 필요한 5000억원의 재정 수요를 줄일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정책 연수와 국외 출장 경비, 업무추진비 등 공직사회도 지출을 줄이고 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확보한 재원은 시민들이 필요한 곳에 투자해 대전의 미래를 준비하겠다."
허태정 대전시장
△1965년 충남 예산 출생 △대전대성고 졸업 △충남대 철학과 학사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과학기술부 장관 정책보좌관 △제11·12대 유성구청장 △제12·14대 대전광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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