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방콕-파타야-푸켓 8박 10일 일정에서 푸켓 6박 8일 일정으로 옮겨가는 동안 많은 일정의 변화를 겪었다. 결국 아무리 잘 만들어진 일정이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맞을 수 없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절대 완벽한 일정은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아무리 완벽하게 일정을 준비해 가더라도 현지 상황과 가족 구성원의 상태에 따라 얼마든지 일정이 변경되는 것이 바로 여행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에겐 몇 가지 행운이 따랐다. 처음부터 까따비치 리조트 1박 또는 2박과 홀리데이 인 리조트 숙박을 예정하고 있었는데 인터넷 서핑 중에 우연히 타이항공의 ROH 가족 특선 행사를 알게 되었고, 부모를 동반하는 12세 미만 아동 1명의 비행기 요금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이 프로그램의 프로모션 호텔 중에 이미 우리가 묵으려 하는 까따비치 리조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고민할 필요 없이 까따비치 리조트 딜럭스 룸 2박을 예약하고 비행기표를 구입했다. 이후 나머지 일정은 시골집의 아논님에게 부탁해서 홀리데이 인 키즈 스윗 4박 및 각종 투어를 예약했다. (참고로 우리 가족은 저와 아내, 그리고 10살, 7살 난 두 딸이 있는 4인 가족이다.)
누군가 그랬지. 현대는 정보력의 싸움이라고.
일주일 상간에 거의 30만원 넘는 금액을 절약하게 된 나는 또 다른 혜택이 있을까 많이도 뒤졌지만 쉽사리 보이는 것은 없었다. 아마도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지 싶다.
두 달 남짓 엄청난 용량의 정보 속에서 추리고 추려서 A4용지 80장 분량을 손에 쥐게 되었고, 그 결과 마음은 벌써 푸켓을 열 두 번도 들락날락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정보만 모으고 활용을 못하면 이 또한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필요할 때마다 (주로 화장실 갈 때..히히) 리뷰하고 외우기를 반복했다. 급기야는 각종 음식의 이름, 조합 방법 등의 요령이 머리 속에 담아지는 상황까지 이르렀는데 실제 써먹을 수 있을 지는 현지에 가봐야 하겠지?
암튼 음식만큼은 자신이 있다.
환전은 모두 달러로 준비했고 팁을 위해 1달러짜리 10장 정도를 추가로 준비했다. 그리고 공항에서 5000바트를 환전해서 도착하자마자 쓸 돈까지 준비해두기로 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요즘은 달러가 대세다.
준비물을 준비하면서 항상 고민이었다. 필요한 것이 뭔가 모르겠고 현지에서도 구입이 가능한 물건은 되도록 가져가지 마라는 충고들도 무시할 수도 없고……
그냥 내키는 대로 사재기를 했다. 남으면 버리던지 다시 가져와서 한국에서 쓰면 되니까.
그렇다. 그냥 맘 내키는 대로 준비하면 될 듯하다. 남의 후기가 참고는 될 수 있지만 그대로 따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개인적인 취향과 성향이 다 다르기 때문이겠지.
그러나 썬블록과 모기향은 괜히 사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현지에서 구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푸켓에도 우리나라처럼 대형 할인매장이 있어서 각종 생활용품 등을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세탁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정보를 통해 준비물과 옷가지를 줄이려고 했으나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마냥 불안해지는 마음……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1명이 아니라 4인 가족이 움직이다 보니 커지는 불안과 불어나는 짐 부피는 도저히 해결할 수가 없었다.
결국 24인치 하드 트렁크, 22인치 하드 트렁크, 중간 사이즈의 배낭 1개, 숄더 백 2개에 분산시켜 짐을 넣고 여분의 빈 백을 하나 더 접어서 트렁크에 싣고 잠을 청했다.
더 이상의 부족분은 현지에서 부딪히면서 해결해보기로 맘을 굳게 먹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실 줄 모른다.
설레임…바로 설레임이 이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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